늘 푸른 소나무
어머니와 같은 나무, 소나무를 말하다
이 책은 집 없이 사는 인간들이 안타까워 솔씨를 뿌려 재목을 키운 성주신 설화로 시작한다. 소나무는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함께하며 우리를 지키는 나무였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서 자라난 한국의 소나무는 외국 소나무에 비해 단단하고 강하다. 따라서 일반 가옥에서 사찰, 궁궐 건축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건축 자재로 여겨왔다. 소나무 집에서, 푸른 생솔가지를 꽂은 금줄을 치고 아이가 태어나, 다시 소나무 집에서 산다. 시원한 솔숲은 놀이터가 되고, 쉼터가 된다.
소나무 껍질로 양식을 삼아 배고픔을 달래던 시절 역시 서글픈 우리네 인생이었다. 소나무를 먹고 솔연기를 맡으며 살다, 죽으면 소나무관에 육신이 담기고 솔숲에 묻힌다. 무덤가에는 둘래솔을 심어 망자를 지켰다. 신성하다고 여겨진 소나무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소나무에 대한 믿음은 마을 앞 성황당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성황당 소나무 앞에서 매일같이 치성을 드렸다.
어머니가 쏟는 정성만큼 소나무는 또 많은 것을 내주었다. 생활용 그릇과 도구, 농기구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송이버섯ㆍ솔순ㆍ솔방울ㆍ솔씨 또한 쓰임새가 아주 많았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버릴 것 하나 없이 활용되어온 소나무의 모습이 이 책에는 빼곡하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소나무의 참모습이다.
제1장 한국인은 소나무 사람이다
민족의 솔은 소나무 신화에서 자라났다
궁궐 목재는 소나무만 썼다
솔그늘 아래 열린 공간
소나무 한 그루씩 마음에 지니다
신은 은총으로 내려오시고, 사람은 소망으로 오르는 길
어머니 안의 웅녀와 소나무
솔밭에서 살다 솔밭에 묻히다
제2장 ‘소나무 송(松)’과 한국의 솔
벼슬을 받은 나무
소나무, 잣나무, 궁궐 짓는 재료로 쓰이다
애국가 2절의 ‘남산’과 ‘소나무’
월남 이상재 선생의 응접실
솔 벤 자리에 솔 심는다
소나무와 한국인은 일란성 쌍둥이
송풍라월의 슬픈 전설
한 그루 소나무가 된 피티스
제3장 소나무의 여덟 갈래 미학
인간과 오랫동안 희로애락을 나눠온 소나무
첫 번째 갈래: 현실과 꿈의 둥지가 되어서 영원을 꿈꾸게 한다
두 번째 갈래: 사람도 솔잎을 먹고 산다
세 번째 갈래: 솔뿌리로 묶은 세월
네 번째 갈래: 어둠 속 길러낸 지혜의 관솔불
다섯 번째 갈래: 한국인 몸속엔 피, 소나무 안에는 송진이
여섯 번째 갈래: 송화松花 필 무렵
일곱 번째 갈래: 솔순의 힘으로 펼쳐낸 계절
여덟 번째 갈래: 송이 진액 머금은 송이버섯
제4장 소나무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솔바람 태교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고
삶과 죽음을 잇는 영원성
푸른 음악의 연주자들
오래 살되 추하지 않은 선비
제5장 소나무는 자연이 보낸 교사다
우리 마음의 스승
푸른 수염의 늙은이로 사는 길
이상적인 여인상이란 남성들이 만든 가상세계다
소나무 에로티시즘
소나무의 은유와 비유로 보는 어떤 시대
제6장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곡선의 내력
소나무는 민족의 조경수였다
우리 곁에서 꿈을 꾸는 소나무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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