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우문고 131] 조선미술사연구
우리 나라 학자에 의하여 씌어진 한국 미술사 관계 저술이 얼마나 될까. 8.15 광복 이후 발간된 회화사 관계 저서는 10여 종이며, 그 중에서 회화사 전반을 논술한 저서는 서너 권에 불과하다. 이렇게 일천한 저술 중에서 <조선미술사연구>가 광복 이듬해인 1946년에 간행되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현 고유섭 이외에 우리 나라 사람 누구도 한국 미술사를 학문적으로 깊이 연구한 학자가 없어 책을 쓸 만한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광복된 조국에서 젊은 학도들이 우리 미술사를 배우고자 해도 마땅한 책이 없던 차에 이 <조선미술사연구>가 출간된 것이었다.
이 <조선미술사연구>는 한국 미술 전반을 서술한 것은 아니다. 고려의 상감청자를 다루기는 했지만, 주로 회화사를 중심으로 꾸몄다. 고구려 벽화부터 조선시대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회화사의 주요 부분과 솔거, 담징, 임희지, 최북, 김홍도 등 비범한 화가들의 면면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소론'편에서는 동양의 회화사상, 사군자의 한계, 조형예술의 역사성 등 격조 높은 미술평론이 들어 있어, 한국 미술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