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 : 청어시인선 117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 : 청어시인선 117

저자
윤환
출판사
청어
출판일
2015-03-02
등록일
2016-01-28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352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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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빈 행성 하나가 저 어딘가에 있다면
지구보다 조금 더
쌀쌀맞거나 어쩌면 똑같은
상념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는 곳이 있다면
나 그곳에
이성의 우주선보다
그들의 신호보다 일찍 다다르리라

짧지만 영원 같았던, 활화산처럼 강렬하게 살았던 천재 소년의 유작 시집
외로움과 고통을 알면서도 자신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소년의 시간여행

◎ 내용 소개

이성과 감성의 경계에서 참된 자아를 고민하는 천재 소년의 운명적 외로움
그 아픔과 슬픔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시집

열여덟 살 어린 나이에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 한 권을 남기고 떠난 소년이 있다. 일본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3학년 2학기에 한국에 돌아와 4개월 만에 대원외고 영어과에 합격한 소년. 일본어능력시험(JLPT) 1급, 토플 119점, IQ 156의 멘사 회원. 공부는 물론 글쓰기와 말하기, 미술, 음악, 스포츠에 두루 능했던 소년은 말 그대로 ‘천재’였다.
또래의 아이들보다 더 많은 재주를 가졌고 생각의 깊이가 남달랐고 언제나 월등했다. 서울 목동의 초등학교 전교회장, 일본 국제학교에서의 탁월한 성취, 대원외고 입학 첫 모의고사 전과목 만점을 받고 다방면의 상을 수상하면서 소년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했다. 환한 얼굴에는 늘 웃음이 넘쳤다. 그러다 갑자기 찾아온 2012년 4월 25일의 한 ‘사건’을 계기로 소년은 자신의 본질을 찾는 시간여행을 떠난다. 2012년 4월 24일의 캘린더에 ‘인생의 한 시기가 끝나다’란 메모를 남긴 채.
그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소년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 내 머리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소년은 헤르만 헤세, 보들레르, 기형도의 작품에 심취하고 김광석 노래에 빠져들었다. 마침내 소년은 이성을 ‘녹슨 칼날’에 비유하면서 감성이 원하는 삶, 진정한 스스로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힘들고 고독한 길임을 알면서도 소년은 그 길을 걸었다. 때로는 고등학교 1학년 초까지의 밝았던 삶에서 너무 일찍 떠나버린 자신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지만, 끝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2012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터질 것 같은 가슴속 고민과 정신적 고통, 외로움을 시로 토해냈다. 시집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은 그 시간들의 기록이다. 그리고 소년은 2013년 8월 세상과 이별했다.
소년이 남긴 시에는 온갖 ‘세상의 일’에 탁월하면서도 한편으론 ‘여러 것의 뒷면을 사랑’(시 「비주류」)했기에 ‘세상의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소년의 고독과 고민, 외로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시에는 외로움, 운명, 다름, 비주류, 사랑, 이별, 그리움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이는 소년의 내면세계 그 자체다. 그래서 시집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은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고, 순수하면서도 무겁다. 소년은 ‘빈 행성 하나가 저 어딘가에 있다면… 나를 서툴게 알아줄 사람/없는 곳의 공기를/아무와도 나누지 않고 마시리라’(시 「빈 행성 하나가 저 어딘가에 있다면」)며 고독 자체를 동경하기에 이르렀고,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 시집 한 권을 남긴 채 우리 곁을 훌쩍 떠났다. 시집『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에는 소년의 짧지만 영원 같았던, 활화산처럼 강렬했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시집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은 그저 사춘기 소년의 덜 여문 정신세계가 아니라 웬만한 사람들이 평생 할 고민보다 훨씬 깊고 많은 고민과 정신적 방황을 겪는 한 ‘천재’의 내면세계를 담고 있다. 남들처럼 그냥 편하게 살았다면 ‘세상의 성공’이 보장됐을 소년이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안타깝게 떠났는지, 다는 아닐지라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중학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고교 1년생의 어린 소년이 이토록 짧은 기간에 써내려간 시에 이토록 아름다운 시적 표현과 반짝이는 상상력이 넘치는 것은 그의 문학적 재능이 예사롭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소년이 즐겨 읽었던 시집 『상처적 체질』의 저자 류근 시인은 ‘발문’에서 소년을 ‘어엿한 시인’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대원외고 국어교사이자 소설가로 소년을 1년간 가르쳤던 박성환 교사는 ‘추천사’에서 ‘자신과 주변 세계를 순수한 영혼과 따뜻한 가슴으로 아파하고 고민했던 한 소년’을 추억한다. 소년의 부모는 안타깝고 죄스런 마음을 담아 ‘후기-사랑하는 아들에게’를 썼다.

◎ 추천의 글

▶ 여기 ‘운명이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조숙한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시간이 우리를 잊지 않도록』에는 소년의 짧지만 영원 같았던, 활화산처럼 강렬했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제 이 시집을 통해 시인으로서 다시 태어난 소년의 다음 생이 축제로 기록되기를 바라며, 이 어엿한 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짧은 글을 마친다. ‘빈 행성 하나가 저 어딘가에 있다면’ 그곳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 류근 시인의 ‘발문’ 중에서

▶ 수업 시간마다 반짝이는 눈으로 조용히 경청하던 모습과 조리 있고 침착하던 그 나직한 말씨는 생생히 기억하지만 시를‘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아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알았다 한들 달라질 것이 있었을지, 이제는 무의미한 질문이?그 질문의 무의미함이 일상에 지친 교사의 무뎌진 마음을 한없이 괴롭힙니다. 하지만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맑은 그 숨결/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라는 신동엽 시인의 시 구절처럼, 환이의 그 눈빛과 말씨, 시를 사랑했던 그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까지나 그를 기억하게 하고, 그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영리했고 예민하리만치 섬세했으며 자기 자신과 주변 세계를 순수한 영혼과 따뜻한 가슴으로 아파하고 고민했던 한 소년이 우리 곁에 있었음을 언제까지나 알리리라는 사실이 작지만 소중한 위로가 됩니다. ― 박성환(소설가, 대원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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