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모험
역사, 미술사, 서예사, 문화사를 꿰뚫는 단 하나의 저작
한자의 연원을 설명한 책은 많지만, 그 한자가 놓여있던 사회의 밑바탕까지 파고들어가 살피는 책은 전무하다. 이 책은 한자의 연원과 그 역사·문화사적 배경, 그리고 글자 자체의 조형미를 연결하며 조망했다. 명화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그 그림이 가진 이야기를 알아야 하듯, 한자를 깊이 읽기 위해서는 그 역사적 폭을 함께 봐야 한다.
저자는 역사, 미술사, 서예사, 문화사 등 인접학문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한자 한 글자를 둘러싼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종횡무진 경계를 넘나들며 글자가 놓여있던 본래 세계를 재현해놓은 저자의 수고 덕택에, 독자들은 수월하게 당시의 문화적 환경에서 한자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딱딱하게만 보이던 한자는 어느새 본래의 맥락을 되찾고 생생하게 살아난다. 이 독특한 ‘한자의 도상학’은 한자 연구에 새 장을 열어젖힌다. 자형 변천사 이상의 접근이 전무한 한문 연구 풍토에서 새로운 바람이 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힘을 주어 획을 내리긋는 기쁨을 사랑한다. 일견 점점 설자리가 좁아져가는 듯 보여도, 이미지와 타이포그래피의 위상이 높아져가는 지금 한자는 오히려 새로운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한자에는 감각과 사유를 깨우는 힘이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쌓인 문명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한자. 한자 안에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철학과 미학이 함께 뛰놀고 있다. 한자가 가진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의 모험담은 앞으로 펼쳐질 한자의 모험을 위한 전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제1장 한자의 탄생, 동아시아 문명의 여명
春 봄, 시작의 어려움
神 청동 그릇의 무늬, 신을 말하다
殺 옛날 옛적 마지막 가시 하나
達 한자, 어렵고 또 어렵도다
제2장 한자, 세상 밖으로 나가 불어나다
鼎 세발솥, 문명을 담은 그릇
字 글자, 불어나다
夷 분열의 시대, 다양성의 폭발
帝 황제의 문자 통일―그림에서 추상으로
제3장 한자는 한나라 글자다
漢 한, 중국을 대표하는 이름
經 생각의 기준
今 옛 기준을 오늘로 불러오다
碑 돌 위에 새긴 영원의 소망, 한나라 예서
제4장 한자, 엄격함에서 벗어나 춤을 추다
三 셋, 많음, 분열
簡 생략과 단순의 위대함
玄 물의 사상, 도가
龍 용과 뱀이 붓끝을 다투다―초서의 세계
제5장 한자의 완성, 문화의 융성
石 돌의 문자, 북조 석각
唐 제2의 거대 제국, 한자의 완성
제6장 한중일 한자 삼국지
東 동쪽으로 온 한자
和 일본의 한자 사정
羲 왕희지의 글씨, 바다를 건너다
제7장 한자, 한 자에서 단어로
譯 동과 서, 한자로 만나다
끝없는 길, 한자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