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늘 외로웠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없는 삶이었다. 나를 아껴주는 남편이 있었고, 건강하게 자라 준 두 아이가 있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집이 있었고, 의지할 수 있는 신앙도 있었다.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에는 오래전부터 비워지지 않는 자리가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작은 웅덩이 하나가 늘 그곳에 고여 있었다. 사람들과 함께 웃고 있는데도 문득 외로웠다. 행복한 날에도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이 찾아왔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며칠씩 가슴앓이를 했고, 세상 속에 섞여 살아가면서도 늘 혼자인 것 같은 소외감에 시달렸다.
오랫동안 그것이 내 결함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예민해서 그런 줄 알았다. 감사하지 못해서 그런 줄 알았다. 더 밝아지려고 노력했고, 더 열심히 살아 보려고 애썼다. 아무리 애써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외로움의 웅덩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그 웅덩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열한 살 사춘기 소녀의 외로움에서 시작해, 고등학교 자취방의 고독을 지나, 캐나다 밴쿠버의 낯선 밤거리와 결혼, 육아,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공허함을 통과해 온 삶의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평생 이해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된 이야기이다.
에니어그램이라는 거울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웅덩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긴 시간의 방황 끝에 웅덩이는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을 깊이 느끼고, 오래 사랑하며, 진하게 아파하는 내 영혼의 고유한 모습이었다.
-혹시 이 책을 펼친 당신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외로움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는가?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혼자인 것 같았던 적이 있는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데도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 때문에 스스로를 탓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걸어온 길을 솔직하게 보여 주고 싶다. 비릿한 웅덩이 속에서 울고 있던 한 사람이 자신을 이해하고, 조금씩 자신과 화해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부디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도 자신의 마음속 웅덩이를 더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웅덩이는 당신을 망가뜨린 상처가 아니라,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만드는 깊은 샘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