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돌려준 사람
소개
운주시의 한 도시가 사십 년 묵은 정치 기계에 잠겨 있었다. 공천을 주무르는 손, 박수를 표로 바꾸는 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떠받친 도시의 '방식'.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한세진은 그 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판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다른 무기를 들었다. 매주 같은 자리에 앉아 묻는 말에 전부 답하는 평상, 후원금 한 푼까지 적어 붙이는 장부, 그리고 "못 한다"고 정직하게 말하는 공약. 시의원에서 시장으로 올라서는 동안 그는 분향소의 전쟁, 어설픈 절충이 다시 잠기게 한 골목, 이조 원짜리 미끼와 협박 봉투를 차례로 통과한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시험 앞에 선다. 전국이 그를 부르고, 사만 명이 그를 붙잡으려 할 때 ? 그는 공증까지 받아 게시판에 붙였던 약속을 떠올린다. 연임은 한 번, 그 뒤는 없다. 권력이 손에 눌어붙기 전에 돌려주는 일. 무너진 정치를 다시 세우는 법에 대한, 가장 정직하고 고단한 이야기.
본문 중에서
그러나 이제 운주는 두렵지 않다. 욕망 없는 도시가 되어서가 아니다. 욕망이 흐를 절차와, 권력이 눌어붙기 전에 돌려주는 약속과, 누가 자리에 앉든 어기지 못하는 장부를 가진 도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