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지혜
세상은 선한 마음만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진한 선함은 영리한 자들에게 이용당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400년 전, 한 예수회 사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냉철한 지혜를 300개의 짧은 잠언에 담았습니다. 이 책은 유럽 처세술의 정점으로 꼽히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어두운 지혜』(원제 The Art of Worldly Wisdom, 1647)를, 오늘의 독자를 위해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br /><br />그라시안의 문장은 우아하지만 그 속은 서슬이 퍼렇습니다. "실속을 갖추되 드러나 보이게 하라", "모든 것을 믿지도 의심하지도 마라", "자기 패를 다 보이지 마라" ?그는 사람의 본성과 힘의 논리를 꿰뚫어 보며, 어떻게 자기를 지키고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지를 냉정하게 일러 줍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극찬했고, 오늘날 서점을 뒤덮은 '다크 심리학'과 처세서들이 사실은 이 오래된 샘에서 물을 길어 올린 것입니다.<br /><br />이 책의 매력은 한 번에 다 읽을 필요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300개의 잠언은 저마다 독립된 하나의 무기여서, 하루에 하나씩 곱씹어도 좋고, 지금 처한 상황에 맞는 것을 골라 펼쳐 읽어도 좋습니다. 짧지만 오래 남는 문장들이,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지혜롭게 건너가는 힘을 길러 줍니다.<br /><br />우아한 문장 뒤에 감춰진 세상의 진실, 그 '어두운 지혜'를 곁에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