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라오스 쉼표 1 - 비엔티엔, 방비엥 편
어느 따뜻한 봄날 아는 후배가 여자친구와 라오스를 다녀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미 라오스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후배였는데 이번에 또 간다고. 이상했다. 라오스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 여행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후배에게 트윗을 날렸다.
“라오스 어때? 좋아?”
후배가 답을 보냈다.
“엄청 좋아요. 가는 길이 좀 험난해서 그렇지 그만큼 때묻지 않았죠. ㅋㅋ 꼭 가보세요~”
“그래?”
그냥 괜찮다도 아니고 엄청 좋다니, 그리고 꼭 가보라고 적극 권하니 나도 슬슬 마음이 동했다. 그래서 단박에 마음을 정했다. 라오스로 떠나보기로.
우리나라에도 내가 어렸을 때는 남산공원, 고궁, 놀이공원 등에서 추억을 담아주던 사진사 아저씨들이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라오스에서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사 아저씨들을 만날 줄이야. 특히 더 반가웠던 건 한 아저씨의 조끼 때문이었다. 아저씨의 하늘색 조끼에는 동진 ENG 라는 흰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혹시 사진 찍을 때도 김~치~ 라고 하지 않을까 싶어 옆에서 지켜봤는데 아무 말 없이 카메라 셔터만 연거푸 누른다. 아저씨 조끼 어디서 얻으셨어요? 라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의사소통에 자신이 없어 참았다.
나는 8천 낍에 두툼한 계란 프라이 샌드위치를 골랐고 대봉은 참치 샌드위치를 손에 쥐었다. 음료는 5천 낍짜리 라오 커피를 받았다. 1년 5개월 만에 먹어서 그런가. 너무 맛있다. 딱딱한 바게트 안에 부드러운 계란 프라이. 1달러에 이런 행복을 느끼다니 최고다! 달콤한 라오 커피는 입 안에서 녹는다.
도로와 붙어 있는 가게 의자에 앉아 바쁜 일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신기하게도 그들의 표정은 서울에서 봤던 사람들의 표정과 사뭇 달랐다. 라오스 사람들은 무표정하면서도 어딘가에 미소가 숨어 있는 듯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는 표정이랄까? 서울 사람들의 화난 표정과는 확연하게 구별됐다.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일까? 아니면 기후의 차이일까? 알 수는 없지만, 비엔티엔 거리에서 본 표정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기 좀 보세요~ 배가 다니네요~
배?
정말 저 멀리 보이는 다리 아래로 뭔가가 지나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긴 물체는 바로 카약이었다. 사람들이 둘씩 짝지어 카약에 앉아 신나게 노를 젓고 있었다. 아까 여행사에서 예약한 카약킹이 바로 저건가 보다. 반짝반짝 햇살이 부서진 강물을 헤치며 나아가는 카약의 모습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방비엥(Vang Vieng)은 여행자들의 천국 으로 불리는 곳이다. 아름다운 경치는 기본! 메콩강에서 카약킹, 튜빙, 점핑 같은 물놀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도 있다. 인기 있는 여행지가 대체로 그렇겠지만, 특히 방비엥은 한 번 오면 쉽게 떠나기 어려운 매력적인 곳이라고 한다. 불교 사원이 많은 고요한 라오스의 별미 같은 곳이다. 물론 방비엥이 예전에 비해 시끄러운 관광지로 변했다고 볼멘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여행자들의 천국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