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2002년 한국농민문학상, 2004년 제14회 편운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하였던 김삼주 시인의 신작 시집. 덤덤한 시어의 한 겹 아래에 펼쳐진 시인의 서정이 독자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잠들었던 그리움을 깨운다. 역에 멈추어 숨을 고르며 열기를 식히고 있는 시인의 세상이 90여편의 시 속에 담겨있다.
“먼 길을 달려온 기차 하나가 / 종착역에서 쉬고 있습니다 / 하루를 달린 뜨거운 숨을, 제 체온을, / 레일 위에 한 모금 한 모금 내려놓고 있습니다 / 주검처럼 차가운 몸이 될 때까지 / 아마 저렇게 내려놓기만 하겠지요 / 그리고 싸늘히 식어 / 물방울처럼 어둠에 숨는 쇳덩어리가 되었다가 / 새벽이면 다시 고압의 전류를 전신에 채우고 / 다시 달아오르겠지요 / 불이 되겠지요 / 소생하는 핏줄을 따라 내연하는 불이 되겠지요 / 하여 뜨거운 몸뚱이는 / 어둠을 헤쳐 돌아와 잠드는 이때까지 / 긴 하루를 달리고 달리겠지요” -‘독자에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