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마음의 잔에 담긴 절망과 슬픔을
지혜와 평화, 기쁨으로 바꿀 수 있다면”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다
살아 있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삶의 축복과 희망에 대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장영희 교수. 그의 5주기를 맞아, 한 일간지에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120편의 칼럼 중 계절에 관한 시 29편을 담아 책으로 엮었다.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이제 곧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봄도 그러하지요. 하지만 봄이 지나고 오는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습니다.” 365일 하루도 같지 않은 날들. 사실 매일매일이 선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장영희 교수는 어느 계절도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고, 매일매일이 소중한 하루라고 말한다.
“청춘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청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내 계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우리 삶의 계절 또한 지금 이 순간의 계절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니 지나간 시간에 연연할 것 없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영문학도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영미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장영희 교수의 섬세한 감수성과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해설을 함께 읽노라면 그 감동이 배가된다. 1년 열두 달 삶에 관한 선물 같은 메시지를 천천히 마음으로 음미하는 동안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봄에 떠난 장영희와 김점선이
하늘나라에서 보내는 희망과 위로의 러브레터,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를 만나다
“시는 문학의 한 형태이고, 문학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연시(戀詩)를 좋아하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사랑이라고 봐요. 요즘 누구나 힘든 시대니까 손톱만큼이라도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랐어요.” 장영희 교수의 바람처럼 이 책에는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시들이 담겨 있다.
일간지 연재 당시 많은 독자들이 칼럼을 읽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었는데, 그중 독자들이 특별히 좋아했던 시가 바로 새러 티즈데일의 <연금술>이었다. 무색의 빗물이 노란 데이지꽃 안에서 예쁜 금빛으로 바뀌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잔에 담긴 절망과 슬픔도 지혜와 평화, 기쁨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처럼 아름다운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데, 김점선 화백의 그림들까지 어우러져 메마른 감성을 일깨우고 촉촉한 감동을 선사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달라 보였던 두 사람이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며 막역하게 지냈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부드러운 듯 강한 삶의 의지를 담고 있는 장영희 교수의 글과 거칠고 개성이 강한 듯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김점선 화백의 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투병 생활 동안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다 김점선 화백의 49재 날에 세상을 떠난 장영희 교수. 나란히 봄에 떠난 두 사람이 보내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통해 오늘 우리 마음의 잔에 담긴 절망과 슬픔을 치유하여 평화와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차갑고 매서운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봄이 오듯이.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 번역학을 공부했으며, 서강대 영미문학 전공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 중?고교 영어 교과서 집필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문학 에세이 《문학의 숲을 거닐다》와 《생일》 《축복》의 인기로 ‘문학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아버지 故 장왕록 박사와 공역한 《스칼렛》 외에 《종이시계》 《이름 없는 너에게》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김현승의 시를 번역하여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으로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다.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출간을 하루 앞둔 2009년 5월 9일 세상을 떠났다.
김점선
이화여대를 거쳐 홍익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자유롭고 파격적인 화풍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1987, 1988년 2년 연속 평론가협회 선정 미술 부문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로 선정되었다. 2007년 난소암 발병 후에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을 만큼 강한 열정을 가진 화가였던 그는 투병 중 2009년 3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지은 책으로 《나, 김점선》 《10cm 예술》 《김점선 스타일》 《점선뎐》 등이 있다.
추천의 글 책 속에서 피어나는 그리움_이해인
January
사랑과 행복의 종 울려라
<우렁찬 종소리여 울려 퍼져라> _앨프리드 테니슨
복 받을 준비 되어 있나요?
<새해 생각> _램 P. 바르마
February
봄을 기다리는 애틋한 저녁
<2월의 황혼> _새러 티즈데일
운명에 맞서 보라
<서풍에 부치는 노래> _퍼시 비시 셸리
삶을 채우는 건 작은 아름다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_메리 R. 하트먼
March
3월님, 잘 지내셨나요
<3월> _에밀리 디킨슨
이제 두 팔 벌려 너를 맞으리
<봄 노래> _로버트 브라우닝
행운보다 소중한 행복
<네 잎 클로버> _엘라 히긴슨
April
웃고도 싶고 울고도 싶은 4월
<4월에> _앤젤리나 웰드 그림크
꽃 피는 봄을 영원히 볼 수 있다면
<나무 중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 _A. E. 하우스먼
May
청순한 푸름의 계절, 5월
<5월은……> _모드 M. 그랜트
빗물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데이지꽃처럼
<연금술> _새러 티즈데일
June
청춘을 닮은 싱그러운 계절
<인생은 아름다워라! 6월이 오면> _로버트 S. 브리지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새빨간 장미> _로버트 번스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뎌야
<바람 속에 답이 있다> _밥 딜런
July
네 가슴 숨은 상처 보듬을 수 있다면
<만약 내가……> _에밀리 디킨슨
그대 만난 뒤 내 삶은 눈떴네
<생일> _크리스티나 로세티
August
계절은 이렇게 깊어 가는데
<찻집> _에즈라 파운드
삶이 늘 즐겁기만 하다면
<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_헨리 밴 다이크
September
오늘은 나머지 삶의 첫날
<자작나무> _로버트 프로스트
성숙한 사랑의 모습이란
<사랑에 관한 시> _로버트 블라이
돌아오지 않을, 가버린 날들의 행복
<부서져라, 부서져라, 부서져라> _앨프리드 테니슨
October
움켜쥐어도 결국은 흘러갈 것을
<10월> _토머스 베일리 올드리치
삶에는 수백 갈래 길이 있지만
<가지 못한 길> _로버트 프로스트
November
가을 잎새에 눈물 떨어지듯
<낙엽은 떨어지고> _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_칼 윌슨 베이커
December
옳은 것 옳게 하는 당신
<크리스마스 종소리> _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하얀 눈덩이, 알고 보니 오줌싸개
<눈덩이> _셸 실버스타인
겨울같이 차가운 세상을 살더라도
<눈사람> _월러스 스티븐스
또 하나의 선물 시가 지친 마음 쉬게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