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면기 호흡법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모두 입면기에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잠이 들기 전, 아주 잠깐 정신이 붕 뜨고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그 시간 말입니다. 그 시간마다 저는 같은 침대 위에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지만, 매번 다른 하루를 끝내고 있었습니다. 그 하루들엔 유난히 오래 멍하니 앉아있던 편의점 앞, 사랑할 것처럼 굴곤 여전히 남인 사이인 사람들과 나눈 대화, 얕지만 긴 생각을 이어준 사물 등등 그냥 계속 켜져 있던 음악 스테이션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파편들을 붙잡아 더 크게 불려보고 싶었습니다. 이건 아주 개인적인 감각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2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무력감과 방황, 실연 등 살아내고 버텨낸 순간들을 대신 아파주고 대신 붙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