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산책 2 - 전한시대
지난 2010년 5월 말, 13년만에 《자치통감》을 전32권으로 완간하였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번역에 매달린 다음부터 《자치통감》이라는 역사책이 우리나라 대중들에게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것 같다.
사실 역사학 교수로 지내온 30여 년 동안 역사학의 발전을 위해서는상아탑 속에서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그 토양은 역시 대중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역사학의 대중화운동 역시 자칫 상아탑 속에서 이루어지거나, 학교에서 역사과목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역사서를 우리말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여 소개하는 작업이었다.
사실 번역과 출판 과정 중에도 나는 꾸준히 《자치통감》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 글로 쓰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마침 어느 언론에서 한 달에 한번 <자치통감 이야기>를 연재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이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자치통감》을 완간하고 난 시점에서 이 연재는 이미 80회를 넘고 있다.
글을 쓰면서 간간히 현재적인 문제를 가볍게 터치하고 지나갔는데, 이것은 역시 정년기념으로 간행한 《역사를 통한 세상보기》의 한 방식이었다. 평소에 과거의 역사사건이 오늘날에도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의 본성이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는데 기초한 생각이다. 과거에 인간이 사용했던 도구와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도구가 아주 다르니, 과거의 사건은 현재의 우리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예나 지금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소홀히한 판단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자치통감》 31권과 그 해설서 《자치통감傳》을 출간하자마자 바로 그때까지 연재한 80회 분량의 글을 묶어서 출간하기로 하였다. 역사라는 창(窓)을 통해 ‘쉽게,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맛을 즐겨보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역사학의 대중화운동의 가장 초보적인 방법인 셈이다. 또한 이를 통해 《자치통감》이라는 역사책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역사에 관해 별반 지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재미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중앙대학교 사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대만 정치대학에 유학하여 「《자치통감》이 한국과 중국의 학술에 끼친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6년부터 중앙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지냈고, 2006년에 정년퇴임하여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역사지식의 대중화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97년부터 《자치통감》 번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2005년 말에 200자 원고지 8만매 분량인 《자치통감》 전294권을 완역하였다. 그리고 2007년 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3년 6개월 동안 《권중달 역주 자치통감》 31권과 해설서 《자치통감전》 1권, 전32권을 출간하였다. 그 후에도 입문서 《자치통감 3번 태어나다》, 《자치통감 산책》, 《자치통감사론 강의》(上·下), 자치통감 행간읽기 시리즈(총4권) 《위진남북조시대를 위한 변명》, 《황제뽑기》, 《생존》, 《중국분열》을 펴내는 등 대중들이 역사를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을 집필하고 있다.
머리말
천하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한나라의 전성기, 그러나 몰락의 실마리가 싹트다
나라는 안중에 없던 황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