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문화대학교 전자책도서관

책소개

벡스코. 과장된 자본주의의 몸짓을 그대로 빼다 박은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가 허공을 이리저리 가르고, 도시의 뿌연 대기위로 막 솟아오른 태양이 건물의 쇠붙이와 유리들에 반사되어 번쩍거렸다. 벡스코 2층 컨벤션홀에는 BCM(부산컨텐츠마켓)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온갖 영상물을 내놓고 한몫 잡으려는 제작자들과 바이어들이 기회를 엿보며 부스를 오갔다. D4-2번 부스, 부스 내부에 설치된 52인치 화면. 엔딩 크레디트가 검은 바탕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남강호는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본 바이어들을 곁눈질로 슬쩍 쳐다보았다. 홍콩의 바이어 일행 세 사람은 영화가 끝나자 헤드폰을 벗고 박수를 쳤다. 그러나 형식적인 몸짓이었다. 남강호는 바이어들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벡스코의 컨벤션홀은 휘황찬란한 조명들로 어지러웠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일반인들의 발걸음은 뜸했다. 홍콩의 아일랜드픽쳐스 바이어들이 ‘The Rice’에 관심을 보인 것은 뜻밖이었다. ‘The Rice’는 극영화도 아니고 쌀을 다룬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거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던 터이다. 바이어들의 대표인 피터가 남강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자소개

2012년 에세이집 『고라니골 판타지』 출간 2012년 장편역사판타지 『신국』 출간 2013년 장편판타지스릴러 『노바디』 출간 그는 평행우주 속에 존재하는 7개의 에고 사이를 오가는데 어느 우주에서는 강력계 형사로 또 다른 우주에서는 대학교수로 다른 한 곳에서는 전문 절도범으로 제4의 우주에서는 카레이서로 제5의 우주에서는 최면요법사로 제6의 우주에서는 점성술사이며 제7의 우주에서는 소설가로 활약하는 중이다. 그의 소설은 각기 다른 우주에서 제7우주로 보내온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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