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얼굴, 다른 세상
나는 거의 매일 서달산을 오른다.
달마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언제나 같은 관음보살상이 서 있다.
그 자리는 변하지 않는다.
석상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있다.
어떤 날은 관음보살이
마치 세상의
모든 슬픔을 품은 듯 보인다.
어떤 날은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처럼
한없이 인자해 보인다.
또 어떤 날은
환하게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석상은 어제와 똑같다.
그런데 왜 표정은 매일 달라질까?
오랫동안 그 이유를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