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번영
발발 100주년이 지난 2014년, 바로 이 문제가 영국 언론에서 주목할 만한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보수 정치인 마이클 고브는 우익 타블로이드지 데일리 메일에서 정치적 좌파가 전쟁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독일의 전쟁 책임을 면제하는 동시에 영국을 굴욕시키고자 했다. 이에 반박하며 노동당 정치인 트리스트럼 헌트는 가디언지에서 제1차 세계 대전의 배경이 고브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런던 시장이었던 보리스 존슨은 영국 좌파의 독일의 전쟁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는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독일의 공격적인 팽창주의의 결과였다. 공론장에서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당시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질문은 영국의 정체성과 연결되었다. 독일의 전쟁 책임을 상대화하는 사람은 누구나 곧바로 좌파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독일에서도 전쟁 책임 문제는 국가 정체성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정치적 양극화가 반영된다. 따라서 독일의 전쟁 책임에 대한 합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주장은 우익 수정주의로 의심받는다. 클라크는 제1차 세계 대전 발발에 대한 그의 저서 『몽유병자들』에 대한 서평에서 이러한 사실을 경험했다. 예를 들어, 저명한 독일 비평가들은 이 책의 제목을 두고 1914년 독일 지도부의 책임을 면제하는 것처럼 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저자가 책 제목을 통해 의도한 것은 독일 지도부가 잠자고 있었다거나 무력하고 우발적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었다.